2026년 상반기 업비트·빗썸 원화 예치금은 약 2조 8000억 원 감소
반면 두 거래소에 맡겨진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수량은 오히려 증가
배경으로는 잇따른 디파이(DeFi) 해킹 사고와 비트코인 가격 횡보가 꼽힘
2026년 상반기 온체인 보안 사고는 212건, 피해액 11억 달러로 역대 최대
최근 국내 양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에서 눈에 띄는 흐름이 포착됐습니다. 거래를 위해 대기 중인 원화, 즉 회원예치금은 크게 줄었는데 정작 이용자들이 거래소에 보관해 둔 코인 수량은 늘어난 것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를 보면 방향성이 뚜렷합니다.
업비트(두나무): 2026년 6월 말 기준 회원예치금 약 3조 7352억 원 → 전년 말 대비 36% 감소
빗썸: 같은 기간 회원예치금 약 1조 3196억 원 → 35% 감소
회원예치금이 줄었다는 건 통상 거래 대기 자금, 즉 시장 활력이 식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위탁 코인 수량 데이터는 정반대 흐름을 보입니다.
두나무 위탁 비트코인: 약 16만 개 → 17만 개
두나무 위탁 이더리움: 192만 개 → 234만 개
두나무 위탁 리플: 62억 개 → 65억 개
빗썸 전체 위탁 가상자산: 약 8% 증가 (약 129조 개 규모)
현금은 빠지는데 코인 보관량은 느는 이 엇갈린 흐름, 왜 나타난 걸까요?
업계에서는 첫 번째 원인으로 탈중앙화금융(DeFi) 생태계에서 반복된 해킹 사고를 지목합니다. 개인이 직접 지갑을 관리하고 프로토콜에 자산을 예치하는 디파이 특성상, 스마트컨트랙트나 브릿지가 뚫리면 손실을 고스란히 이용자가 떠안게 됩니다.
김남웅 포필러스 대표는 하모니 체인, 마야 프로토콜 등 최근 발생한 해킹 사고를 거론하며, 보안 리스크에 부담을 느낀 일부 디파이 이용자들이 자산을 중앙화거래소(CEX)로 옮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중앙화거래소도 해킹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건 아니지만, 사고가 나면 책임 주체가 명확하다는 점이 디파이 대비 상대적 안정감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입니다.
실제 수치도 이런 진단을 뒷받침합니다. 블록체인 보안기업 블록에이드가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온체인 보안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가상자산·블록체인 관련 보안 사고는 212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피해 규모는 11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켈프다오, 드리프트 프로토콜 등에서 대형 해킹이 발생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인터넷과 분리해 개인키를 보관하는 콜드월렛(오프라인 지갑)에서도 비트코인 1367개가 탈취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콜드월렛 기술 자체에 결함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지만, "콜드월렛이라고 무조건 안전한 건 아니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엔 충분한 사건이었다는 평가입니다.
김 대표는 이런 일련의 사고들이 결과적으로 중앙화거래소로의 자산 이동 수요를 키운 요인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두 번째 배경으로는 가상자산 시장 자체의 변동성 축소가 꼽힙니다. 비트코인은 2026년 6월 이후 6만 3000~6만 4000달러 박스권에서 오래 횡보하고 있습니다. 과거 알트코인이 하루에도 수십 퍼센트씩 급등락하던 시기와 비교하면, 가격 변동을 노린 단기 매매 유인 자체가 약해진 셈입니다.
김 대표는 위탁 가상자산 수량이 늘어난 현상을 "지금은 활발하게 사고파는 거래의 시기라기보다, 원하는 종목을 조금씩 사 모아 장기 보유하는 투자 유형이 늘어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이번 데이터가 시사하는 흐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단기 트레이딩 → 장기 보유(HODL) 성향 강화 가능성
디파이 예치보다 중앙화거래소 보관을 선호하는 보안 리스크 회피 심리 확산
거래대금 감소가 곧바로 시장 침체를 의미하지는 않으며, 자금이 '거래' 대신 '보관'으로 이동했을 수 있음
디파이 프로토콜 이용 시 감사(Audit) 이력, 보험 여부, 브릿지 구조 등 보안 체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
Q. 예치금이 줄면 무조건 시장이 안 좋다는 뜻인가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번 사례처럼 거래 대기 자금(예치금)은 줄어도 실제 보유 코인 수량은 늘어날 수 있어, 단타 수요 감소와 장기 보유 증가가 동시에 나타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Q. 디파이가 중앙화거래소보다 항상 위험한가요? A. 일률적으로 말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스마트컨트랙트·브릿지 해킹처럼 디파이 특유의 리스크가 있고,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는 점은 유의할 부분입니다.
Q. 콜드월렛은 이제 안전하지 않은가요? A. 콜드월렛 자체의 보안 원리에 결함이 발견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관리 과정에서의 실수나 사회공학적 공격 등으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사건으로 재조명됐습니다.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이나 거래소 이용을 권유하는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원문 출처: 지디넷코리아, 홍하나 기자, 2026.08.19 (본 포스팅은 원문 기사의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재구성한 창작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