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요 카드사들이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기술을 실제 서비스에 이식하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흥미로운 점은 국내 일상 결제가 아닌 '해외법인 자금이체'와 '외국인 결제' 등 국경 간 지급결제(Cross-border Payment) 분야를 우선 공략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카드사들이 왜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서 먼저 스테이블코인 사업성을 검증하고 있는지, 그리고 현재 어떤 프로젝트들이 진행 중인지 핵심 내용을 정리해 드립니다.
국내 주요 카드사들은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 및 해외 법인과의 협업을 통해 기술적 안정성과 비용 절감 효과를 다각도로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적용 코인: 테더(USDT)
내용: 현대차 미국법인이 2만 달러 상당의 USDT를 구매해 멕시코법인으로 송금한 뒤 현지 통화로 환전하는 실증을 진행했습니다.
성과: 기존 은행망(SWIFT)을 이용하면 최소 3~4시간 이상 소요되던 자금 이체 시간이 단 7분으로 단축되었습니다. 향후 유럽 법인 등으로 검증 범위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적용 코인: 서클(USDC)
내용: 코인베이스의 '베이스(Base)' 블록체인 월렛에 BC카드의 QR 결제 솔루션을 결합했습니다.
방식: 외국인 방문객이 USDC로 QR 결제를 진행하면, 가맹점에는 기존 카드 인프라를 거쳐 원화(KRW)로 정산되는 구조입니다.
신한카드: 국경 간 송금·정산, 외부 디파이(DeFi) 월렛 연동 등 6개 핵심 블록체인 기술 과제 검증 완료.
하나카드: 대표 외화 서비스 플랫폼인 '트래블로그'에 스테이블코인 접목 추진.
KB국민카드: 아발란체(Avalanche) 및 오픈에셋과 손잡고 카드 인프라+스테이블코인 하이브리드 결제 모델 개발 중.
카드사들이 국내 일상 결제 시장 대신 해외 송금과 정산 분야를 먼저 공략하는 데는 두 가지 핵심 배경이 있습니다.
현재 한국은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 준비자산 요건, 상환 의무, 해외 코인의 국내 유통 기준 등을 논의 중입니다. 명확한 법적·제도적 기준이 정립되지 않아 국내에서 원화 기반 코인을 직접 발행하거나 정식 상용화하기에는 리스크가 큽니다.
반면 해외에서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USDT, USDC 등)이 이미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비자(VISA):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연간 정산 규모가 35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국제송금 서비스 '비자 다이렉트'에 사전 예치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마스터카드(Mastercard): 카드 결제대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정산하여 주말과 공휴일 구체 없이 24/7 정산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 미 연준(Fed)의 평가: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국경 간 지급결제는 중개기관을 거치지 않아 수수료를 대폭 절감하고, 자금 도달 시간을 단축하며 투명한 추적을 가능하게 만든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향후 국내 법제화가 완료되더라도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일상 결제 시장에 뿌리내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강력한 기존 카드 혜택과의 경쟁: 한국은 이미 신용·체크카드 인프라가 완벽히 구축되어 있습니다. 무이자 할부, 신용 공여(후불), 포인트 적립,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는 기존 카드를 제치고 소비자가 스테이블코인을 선택할 실질적 유인이 필요합니다.
가맹점 수용성 확보: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아무리 결제 수수료가 낮거나 할인 혜택이 있어도 이를 받아줄 수 있는 가맹점 네트워크가 충분하지 않으면 이용자 전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카드사들의 움직임은 "국내 법 제정을 기다리는 동안, 해외망을 통해 효율성이 검증된 국경 간 송금·정산 기술을 먼저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됩니다.
향후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이 가시화되고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결제 표준이 정립되면, 해외에서 축적된 카드사들의 노하우가 국내 디지털 금융 시장의 주도권 싸움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