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몸집이 큰 국부펀드 중 하나인 노르웨이 정부연기금(GPFG, 운용 규모 약 2조 4000억 달러)이 비트코인과 점점 더 밀접하게 얽히고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오해하면 안 될 부분이 있습니다. 노르웨이가 비트코인을 직접 사들이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대신 이 펀드는 스트래티지(Strategy), 메타플래닛(Metaplanet), 마라홀딩스(MARA Holdings), 코인베이스(Coinbase), 블록(Block) 같은 상장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이 기업들이 재무제표에 비트코인을 쌓아두면서 노르웨이 펀드 역시 자연스럽게 비트코인 가격 변동에 노출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리서치 업체 K33이 최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이 '간접 익스포저'가 올해 상반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1만 BTC 선을 넘어섰습니다.
K33의 계산 방식은 간단합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 산하 투자관리청(NBIM)이 보유한 각 상장사의 지분율에, 그 기업이 실제로 보유한 비트코인 수량을 곱해서 모두 더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산출된 수치를 보면:
간접 익스포저 규모: 약 1만 1549 BTC (사상 최고치)
상반기 증가율: 21.2%
최근 12개월 증가율: 60.5%
달러 환산 평가액: 약 7억 2500만 달러
연속 증가 기간: 6개 반기 연속 상승세
전체 운용자산 대비 비중: 0.03% (2025년 말 0.04%에서 오히려 소폭 하락)
마지막 수치가 특히 흥미롭습니다. 비트코인 관련 자산의 절대 규모는 커졌지만, 노르웨이 펀드 전체 자산 자체가 더 빠르게 불어난 탓에 비중으로는 오히려 줄어든 겁니다. 즉 이는 '베팅을 늘렸다'기보다는 '전체 몸집이 커지는 과정에서 딸려온 결과'에 가깝습니다.
이번 데이터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총량보다 쏠림 현상입니다. 노르웨이 펀드의 비트코인 익스포저 중 약 86%가 스트래티지 단 한 종목에서 나옵니다. BTC 환산으로는 약 9914 BTC 수준으로, 2025년 말 7801 BTC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뒤를 이어 일본의 메타플래닛이 671 BTC 상당으로 2위를 차지했고, 마라홀딩스와 코인베이스, 블록이 그 다음 순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스트래티지 주가가 결코 '안정적인 비트코인 대리 투자처'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지난 6월 스트래티지 주가는 2년 만에 처음으로 100달러 아래로 주저앉았고, 고점 대비 낙폭은 약 81%에 달했습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 하락폭보다 훨씬 가파른 조정이었죠.
다만 K33의 산출 방식은 주가나 시가총액이 아니라 회사가 실제로 들고 있는 비트코인 수량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스트래티지 주가가 급락해도 BTC 환산 익스포저 자체는 늘어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 익스포저의 달러 평가액과 노르웨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스트래티지 주가 흐름에 그대로 연동됩니다. 결국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비트코인 노출도는 사실상 한 기업의 재무 전략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라는 뜻입니다.
K33리서치의 베틀레 룬데 리서치 총괄은 이 증가세를 노르웨이 펀드 운용진의 의도적 판단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노르웨이 펀드가 글로벌 주가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수동) 운용 전략을 쓰다 보니, 그 지수 안에 비트코인 보유 기업의 비중이 점점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노출도가 커졌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유럽중앙은행(ECB)이 비트코인을 외환보유자산으로 편입하는 데 명확히 반대 입장을 밝혀온 것과 대비됩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비트코인 투자를 결정한 게 아니라, 주식 인덱스를 그대로 따라가다 보니 결과적으로 비트코인에 노출된 셈입니다.
시간 흐름을 보면 변화 속도가 꽤 가파릅니다. 작년 1월 기준 노르웨이 펀드의 비트코인 간접 익스포저는 3821 BTC, 약 3억 5670만 달러 수준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약 1년 반 만에 BTC 기준으로는 3배 넘게 불어난 셈입니다. 투자 전략을 새로 바꾼 것도 아니고, 똑같은 패시브 인덱스 추종 메커니즘 안에서 이 정도 변화가 일어났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 사례는 개인 투자자에게도 몇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1) 기관 자금은 이미 우회로를 통해 비트코인에 들어와 있다. 노르웨이 사례처럼, 직접 비트코인을 매수하지 않아도 인덱스 펀드나 패시브 운용을 통해 자연스럽게 비트코인 익스포저가 쌓이는 구조가 전 세계 연기금·국부펀드 단에서 이미 확산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2)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 주식 = 비트코인 그 자체는 아니다. 스트래티지처럼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기업의 주가는 비트코인 가격보다 변동성이 훨씬 클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싶어서' 관련 상장사 주식을 산다면, 그 기업 고유의 재무 리스크(레버리지, 부채 구조 등)까지 함께 떠안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3) 쏠림 리스크를 점검하라. 노르웨이 펀드의 비트코인 노출도 86%가 단 한 종목에 몰려 있다는 사실은, 간접 투자 구조에서도 분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Q.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고 있나요? A. 아닙니다. 비트코인을 재무자산으로 보유한 상장기업의 주식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노출되어 있습니다.
Q. 노르웨이 펀드의 비트코인 익스포저는 전체 자산의 몇 %인가요? A. 약 0.03% 수준으로,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매우 작습니다.
Q. 왜 스트래티지 비중이 이렇게 큰가요? A. 스트래티지가 상장기업 중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고, 노르웨이 펀드가 이 회사 지분을 많이 들고 있기 때문에 계산상 비중이 자연스럽게 커진 것입니다.
이 글은 K33리서치의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콘텐츠이며, 투자 판단의 근거가 되는 조언이 아닙니다. 실제 투자 결정 전에는 반드시 자체적인 리서치와 전문가 상담을 거치시기 바랍니다.